서비스디자이너의 독학

[인문]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 이동진의 독서법 들여다보기 본문

보고 듣고 느낀것들/독후감&서평 📖

[인문]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 이동진의 독서법 들여다보기

혜등 2023. 1. 13. 09:58
반응형

새해가 되고나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 하지만 책을 고르다보면 책 앞에 서서 막막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대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고르고 그렇게 많은 책을 읽을까? 그런 궁금증 끝에 도달한 책이다.

 

1. 책을 조금 더 부담없이 접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꼭 완독해야 할 필요도 없으며, 세상에는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은 없다고 말하고 느리게 읽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제목 그대로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왜냐면 책 읽기 만큼 재밌는 것은 없으니까.
 
2. 이동진을 평소에 접했던 사람들은 거의 오디오북이나 다름없다
이 책은 ‘생각’과 ‘대화’ 두가지 챕터로 나눠져 있다. 대화 부분은 대담 형식으로 내용이 전개되어 그러려니 하지만 이보다 먼저 나오는 생각 부분에서도 이동진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가 평소에 진행하는 팟캐스트나 방송들에서 사용하는 문장들이 그대로 옮겨져있는 듯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더 쉽게 읽히고, 잘 받아들여진다.
 
3. 깊이가 아닌 넓이를 추구하는 마음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언제나 ‘깊이’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한 분야만 계속 판다고 깊이가 더해지는 건 아닌거 같다. 그 옆을 파고 더 먼곳을 파야 진짜 깊이가 생기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동진이 말하는 넓이는 조금 또 결이 다르다. 그게 재밌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저는 호기심이 많은 인생이 즐거운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호기심이라는 건, 한 번에 하나가 충족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속성을 갖고 있거든요.  
p.32 / 328
 
 
4. ‘재미있는 책읽기’라는게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이동진 평론가는 시종일관 책 읽기가 너무 재밌고 좋다고 말한다.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을 계속 즐겨온 사람. 그런 사람이 왜 책을 좋아하는지, 책을 좋아한다는 건 어떤 것인지 간접적인 방식으로 직접적으로 전달해준다.
 
책 한 권 읽은 것으로 독서의 재미가 바로 얻어지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어느 단계에 올라가면 책만큼 재미있는 게 없어요.
그 재미가 한 번에, 단숨에 얻어지는 게 아니어서 더욱 의미가 있고 오래갈 수 있는 겁니다.
p.32 / 328
 
 
5. ‘이동진의’ 책을 고르는 법에 대해 알 수 있다.
책을 고르는 법이 법칙처럼 정해져있을 리 없다. 하지만 책 읽기에는 시간이 꽤 걸린다. 그래서 더 우리는 모두 책을 잘 고르고 싶어하고, 더 좋은 책 고르기 방법을 찾아 헤맨다.
 
이동진 평론가는 책을 어떻게 고를까? 책을 고르는 세 가지 방법 챕터에서 소개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서문을 읽어본다

우선 서문을 읽어보는 겁니다. 의외로 서문을 읽는 사람이 드문데 저는 짧은 서문에 저자의 모든 생각이 농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 전체는 잘 썼는데 서문이 별로인 책은 없습니다. 훌륭한 책은 반드시 서문이 좋습니다.
p.102 / 328


    2. 차례를 본다

차례는 말하자면 건축에서 설계도와 같은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례에서 실패한 책이 좋은 책일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차례를 훑어보는 데 1분도 안 걸리지만 그 짧은 시간에 이 책이 얼마나 튼튼하게 구조화되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p.103/328


    3. 책의 3분의 2지점을 본다

훌륭한 책은 당연하게도 모든 페이지가 훌륭합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고를 때 마지막으로 3분의 2쯤 되는 페이지를 펼쳐봅니다.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를 읽어요.  ….. 집중해서 한 페이지만 보면 그 책이 나한테 맞는지, 좋은 책인지, 잘 쓴 책인지 알 수 있습니다. 
p.104/328
 
이동진 평론가는 자신만의 책 고르기 방법이 있다. 그리고 그 방법에 확신이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 그 방법을 참고해서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6. 13가지 분류의 이동진 추천도서 800권을 접할 수 있다
이동진 평론가와 결이 잘 맞는 사람이나 그의 팬이라면 한번 이 리스트를 보는게 더 재밌을 것 같다. 평생 800권을 읽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그 중에서 800권을 추천할 수 있다는건 대단한 일이다. 더불어 이미 고전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작품들은 이 추천리스트에서 제외하고, 한국 소설과 한국 시는 1980년 이후, 외국 소설은 1960년 이후에 발표된 작품들로 골랐는 데도 말이다. 
 
7. 이다혜 기자에 대해서 알게 된다.
두번째 챕터인 ’대화‘는 이동진 평론가와 이다혜 기자와의 대담을 기록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 이다혜 기자는 본인의 깊이와 식견을 더해서 질문을 하고 의견을 말하는 데, 이다혜 기자에 대해서 평소에 잘 몰랐지만 예전에 <이동진의 빨간책방>에 출연한 적이 있었고, 그 외에도 여러 팟캐스트를 진행했고 진행중이라는 걸 알게 됐다. 특히 두분은 같이 GV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이다혜 기자가 만들어낸 컨텐츠로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8. 책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사는 곳은 어떤 곳인지 보인다
이 책에는 이동진 작가의 서가는 어떤 풍경인지 보여준다. 마치 도서관 같기도 하고, 박물관 같기도 하지만 나름의 질서를 부여해서 책을 재밌게 정리해둔 모습이 이 책 곳곳에서 나온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내가 가진 많지 않은 책도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9. ’지적 허영심‘을 긍정하게 해준다
중2병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이후로 허황된 마음을 부끄러워해야하는 시대가 된지 좀 오래된 것 같다. 그 대신 쿨한 것이 정답인 것 같은 시대에 ’지적 허영심’을 긍정하게 해주는 책은 소중하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왜 신해철이 생각나는건지. 하지만 이동진 평론가가 지적 허영심에 대해서 다시 정의하고, 긍정해준다. 그것으로 꽤 큰 힘이 된다.
 
저는 지금이 허영조차도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신의 깊이와 부피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영화든 음악이든 책이든 즐기면서 그것으로 자신의 빈 부분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적 허영심일 거예요.
…….
그래서 저는 ‘있어 보이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
지적인 허영심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 매우 좋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책을 읽는다고 말하는 것을 지지합니다.  
p.26 / 32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