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디자이너의 독학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 20년 동안 쌓인 2시간 본문
1. 3D 애니메이션+2D 작화로 구현된 슬램덩크
예전에 농구 게임으로 산왕전을 그대로 재현한 사람을 본적이 있다.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은 산왕전까지 완성되지 못한채 갑자기 이상한 올스타전(?)으로 끝났기에 남아있는 갈증을 그렇게라도 해소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움직인다. 맨 처음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스케치가 움직이는 순간부터가 감동이다. 모든 걸음이.
2. 원작의 명장면이 숨쉬듯 나온다
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 좋은 점이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한 컷으로남 남은 명장면들을 어떠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건 큰 장점이다. 그리고 경기의 대부분이 실제 경기의 템포에 맞춰서 움직인다. 그래서 명장면도 숨쉬듯이 지나간다. 20년 넘게 열광하고있는 장면들이 훅 들어온다. 단순한 단어 하나, 움직임 하나에도 울컥하게 된다.
3. 송태섭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에 대해 알 수 있다.
Pierce 같은 외전? 단편? 만화에서 송태섭의 이야기가 조금 나온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원작에서 송태섭은 큰 틀안에서 문제아 군단이라는 점과 한나를 좋아한다는 점 말고는 배경 이야기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송태섭이 산왕전에 어떤 각오로 임했는지. 숨겨져있던 뒷 이야기를 알 수 있다.
4. 새롭게 두근거리는 OST
10-FEET라는 그룹이 부른 OST. 영화의 초반부부터 종반부까지, 영화를 장악한다. 추억속에 남아 있지 않은 OST지만 지금의 감동을 담기엔 충분하고 넘치게 느껴진다. 특히나 송태섭의 질주-돌파 장면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기타-락 사운드여서 좋다.
5. 추가 된 심리 묘사들
채치수는 신현철의 벽에 막혀 좌절한다. 원작에서는 변덕규가 무를 깎으며 너는 도미가 아니라 가자미라고 알려주는 장면이 있었지만 영화화 되면서 한 편안에서 변덕규와의 라이벌 관계까지 설명하기는 어려워서 그 장면이 빠진 것 같다. 그리고 전체 맥락을 모르면 갑자기 농구장에 키 2미터 넘는 고등학생이 들어와서 무를 깎는 장면은 너무 몰입을 깼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그 대신에 쓰러져있는 채치수 주위로 근심 걱정이 소악마의 형태로 춤을 춘다. 그런식의 새로운 묘사들이 꽤 있다.
6. 96년 이후로 끝없이 쌓여온 슬램덩크 굿즈들
슬램덩크에 대한 관심이 다시 환기되고나면, 관련 덕질을 엄청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96년 완결을 이후로 쌓여온 굿즈와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의 수많은 작업들까지. 심지어 작가가 슬램덩크 작화체로 만든 광고들도 다시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슬램덩크에 다시 관심을 가지고나면 이 모든것들이 달라보일 것이다.
7. 농구가 하고싶어진다!
우리나라에서 KBL은 메인 스트림에서 멀어진지 좀 오래됐다. 배구 인기에 밀려 자존심상해 하던 날들이 엊그제같은데 이제 허웅-허훈 형제의 하드캐리 없이는 리그가 너무나 위태로워보일 정도다. 하지만 이번 슬램덩크를 보고나면 농구의 재미가 이런거였지 하는 생각이 든다. 보는 재미도, 하는 재미도 되살아난다. 회심의 슛이 들어가는 순간, 가장 중요한 리바운드를 따냈을 때의 마음. 모든게 생생하게 기억나게 해준다.
8. 같이 이야기하고싶은 친구가 생각난다.
슬램덩크를 같이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 시절을 같이 이야기하고픈 사람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리운 얼굴들이 스쳐지나간다.
9. 슬램덩크를 보던 어린날의 내가 떠오른다.
슬램덩크는 오래된 명작이라 한번 본 사람들은 여러번도 봤을거라 생각된다. 그 때마다 울림을 얻는 부분도 다양했고, 나보다 어린 내가 했던 다짐들이 떠올리기도 한다. 더욱이 주인공은 언제까지고 고등학생들. 모든 것을 걸어 상대를 넘어서고 나를 증명해내는 '스포츠맨'들에 감격하며 읽었던 수많은 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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