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디자이너의 독학

[콘서트] 2023 김동률 콘서트 ‘Melody’ 공연 관람 후기! 본문

보고 듣고 느낀것들/전시&공연 🖌️🎵

[콘서트] 2023 김동률 콘서트 ‘Melody’ 공연 관람 후기!

혜등 2023. 10. 13. 13:19
반응형

용돈을 받기 시작하고 돈을 조금 모아 '앨범'을 사려고 마음을 먹은 어린날, 큰 맘 먹고 샀던 2장의 CD.
한장은 이소라 6집 '눈썹달',  그리고 나머지 한장은 김동률의 정규 4집 앨범 '토로 土露'.

내 인생 첫 앨범들

mp3 플레이어가 한창 성장하던 시기에 왜인지 모를 고집으로 CD로만 음악을 들었던 날들. 총 11개의 트랙은 각각의 순서대로 계속 반복되던 나의 하루 동안 두장의 앨범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첫번째 곡을 첫번째 곡으로 들을 수 있었던 2000년 초반, 10대 후반의 나.
그렇게 4집으로 시작한 감상은 3집, 2집, 1집, 카니발, 전람회를 거슬러 올라가는 사이 감사, 5집, 크리스마스 앨범, 베란드 프로젝트가 새로이 나오며 하루를 넘어 계절, 시절, 10대, 20대, 30대를 가득가득 채워줬다. 이제는 어느새 나이가 꽤 들어 황금가면을 들으며 훌쩍이는 청승맞은 아저씨가 되어 콘서트에도 욕심을 내게 되었는데...
지난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던 '오래된노래'콘서트를 다녀온 이후 문화충격을 받은 이후로 다시 한번 콘서트 소식이 4년만에 들려왔다. 좋다. 티케팅에 만반의 준비를 해서 도전했다.

2023 김동률 콘서트 'melody'  포스터

하지만 티케팅에 처참히 실패.. 이번 공연에 있었던 멘트 중에도 예매 시스템에 대한 사과가 있었는데 사실 왜 가수가 사과한건지는 잘 몰?루는 상태에서 사과를 받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너무나 업자들이 성행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고... 다행히 나는 정가에 양도해주시는 분을 만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익명의 거래자님 감사합니다. 사실 많이 의심했지만 다행히 사기가 아니었어요. 입장하면서, 끝나고 나오면서 감사합니다 100번은 한거 같다. 좀 비싼 값의 도박이라 생각했는데.. 죄송하기도 했다.

📍장소

KSPO돔[케이스포돔]은 올림픽 체조경기장의 새로운 이름이다. 새롭다고 하기엔 이미 이름이 바뀐지 꽤 오래된 것 같지만.. 익숙한건 역시 올림픽 체조경기장. 올림픽공원역 3번출구에서 나와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장을 향해 걷는 사람들을 따라 걸어가면 공연장에 도착할 수 있다. 가는길에 온통 콘서트 깃발?이 걸려 있고 인증샷을 찍으며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KSPO돔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방이동 88)

place.map.kakao.com

 

✅입장방법

지연입장이 불가능한 공연이므로 공연 시작 직전엔 많은 안내 요원들이 빠른 입장 부탁드린다는 외침이 가득하다. 입구에서 표 검사 이외에는 특별한 확인은 없지만 대신 1인1매씩 지참하고 입장해야하니 미리 나눠가지는게 좋고 입구로 들어갔을 때 로비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본인 구역에 따라 내부로 가능한 빨리 입장하는게 좋을 것 같다. 어렵게 구한 표이니 만큼 넉넉하게 일찍 도착하는 걸 추천.
 

🎶셋리스트


공연은 총 150분 정도 진행된다. 기사로도 많이 나왔듯이 역대급으로 대중적인 셋리스트. 

 

김동률 콘서트 예고... "역대급 대중적인 셋리스트" - 국제뉴스

가수 김동률이 단독 콘서트 개최를 예고했다.김동률은 21일 공식 페이스북에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그는 \"19년 겨울, \'오래된 노래\' 8회 차 공연을 마친 후 \'아, 당...

www.gukjenews.com

공연 멘트 중에 가수 본인도 산책하며 다시 본인 노래들을 듣다보니 평소라면 스킵했을 곡들을 다시 듣게되었고, 무척 반가웠다고. 그래서 본인이 이렇게 반가운데 관객들은 얼마나 반가울까..하는 마음으로 대중적인 셋리스트를 채웠다고 한다. 그래서 체감상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곡들이나 각 앨범 타이틀 곡들은 거의 다 불렀던 것 같고, 그 외에도 깜짝 선곡도 있어서 'B사이드 2~3번째곡'감성도 있으니 한두곡 정도는 그런 감성을 기대해도 좋다.
그리고 인터미션 공연이 있었는데 그런 개념의 공연?이 있는지 몰랐는데, 이번에는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씨를 비롯한 고상지 트리오와 피아노 반주가 더해진 공연이 있는데 너무너무 좋았다. 황홀했다. 총 2곡을 해주셨는데 한곡은 반도네온의 신(?)이라고 설명을 해주신 피아졸라의 곡, 하나는 30대 이상이면 너무너무 반갑고 따라부를만한 곡이지만 그 이하는 한번쯤 찾아서 듣고 가면 좋을만한 곡. (나는 30대 이상이라 너무 좋았다. 억울하신 분들은 미리 나이를 차곡차곡 잘 챙겨두도록.)
 

⚠️좌석

개인적으로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처음보는 공연이라 많은 것들이 새로웠다. 
모든게 좋았지만...좌석은 딱딱해서 많이 불편했고 옆자리 사람이 움직이면 의자가 같이 움직여서 뒷자리사람이 발로 차는지 계속 의심하는 구조라 아쉬웠지만 가변석으로 설치된 공간이라 편안한 좌석을 기대하는게 좀 이상한가..하던 중 음악의 힘으로 그냥 지나갈 수 있었다.
 

🕯️굿즈

이번 콘서트 굿즈는 향초. 왜 태우면 사라지는 것이 굿즈가 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연 끝나고 나오는 길에 구매했는데 오히려 여유있게 향도 한번씩 다 맡아보고 구매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가격은 꽤 있어서 1개 37,000원 2개 70,000원 이런 느낌으로 판매중이었는데 둘 중에 향이 파란색쪽이 좋아서 하나 사왔다. 내가 이걸 태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 콘서트 기다리다 너무 늦어진다 싶으면 소환술 하는 기분으로 태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식당

6시 공연이었는데 끝나고 나오니 8시 반쯤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멀리 가지 않고 첫번째로 보이는 느낌의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100% 만족했다. 특히 깔끔하고 좌석도 넓어 보여서 들어갔는데 가장 좋았던 점은 김동률 곡을 계속 틀어줘서 좋았다. 자리가 넓다보니 옆자리 이야기가 거의 안들려서 콘서트 후기 감상 이야기 나누기 좋았다.
하지만 후기를 보니 만족도? 별점?이 많이 낮은데 아마 가격대가 좀 있기 때문에 기대치에 비해 만족도가 좀 낮은 것 같다. 

 

송도불고기 올림픽공원점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1층 (방이동 88-2)

place.map.kakao.com

 

✒️감상

2019년 '오래된노래'콘서트는 내 인생에서 손꼽을 만한 황홀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2023년 'Melody'콘서트는 정말정말 다른 느낌으로 좋았다. 두 공연을 비교하면서 감상을 남기면 좋을 것 같다.
'오래된노래'콘서트는 무대 세팅부터 셋리스트, 모든 것들이 김동률이라는 사람의 내면이 공연장 모두를 채운 느낌이었다. 세션들은 김동률의 뇌속에 있는 작은 난장이들이 확대되어 연주를 하는 것 같았고 조명, 음향 모든 세세한 것들이 김동률 한명에 맞춰져 본인과 음악이 공연장 전체를 채우는 느낌이라고 하면 'Melody'는 그 느낌과는 좀 달랐다. 김동률이라는 개인이 콘서트 기획팀에 자아를 의탁하여 김동률로부터 활용 가능한 소스를 모두 활용한 느낌. 공연장의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장치적으로 흑백화면을 쓰거나, 뒷 배경 영상을 깔거나, 무대가 높아지고 낮아지는 등 다양한 연출이 이번 공연에 좀 더 많았던 느낌. 
셋리스트는 이번에 대중적인 곡들을 많이 넣으려고 했다고 하는데 김동률의 모든곡 모든 음악들을 오래동안 반복해서 많이 들어온 사람에게 '오래된 노래' 콘서트는 김동률을 기다려온 사람에게 선물같은 공연이라고 한다면 이번 'Melody'는 누군가에게 김동률을 선물하기 좋은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공연이 끝나갈 때 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노래가 나와도, 어린날의 내가 다시 들을 수는 없구나. 좋아해서 오랫동안 들었고, 오랫동안 들어서 더 좋아하게 된 김동률의 곡들. 하지만 가수도, 나도 같이 나이가 들어 황금가면으로 나를 다시 울리는구나. 다음에 나올 곡도, 다음에 열릴 공연에도 조금 더 나이들은 나와 함께 또 김동률을 만나러 가야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