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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수필] 감독의 선택이 주는 메시지_230411, 7/144

혜등 2023. 4. 1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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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튼감독은 인터뷰 스킬이 좋다. 늘 좋은 말로 선수들의 노력과 성취를 잘 포장해준다. 그래서 어떤 인터뷰든간에 원팀 이야기는 꼭 나오고, 싸울준비가 된 전사.. 1퍼센트 나아진 모습.. 등의 자신만의 칭찬을 반복하기도 한다.

경기전 이야기를 나누고있는 성민규 단장과 서튼 감독


하지만 감독은 다양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기자를 통해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선수단 미팅-개인 면담 때 직접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경기 중 감독이 내리는 선택은 아주 큰 메시지가 되어 전달된다.

오늘의 경기에선 서튼 감독은 3번의 선택으로, 3가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로 보여준 선택은 반즈 선수의 5회 등판. 비오는 날의 영향인지 계속 좋지않은 제구를 보여준 반즈선수는 투구수 84개 상황에서 5회에 다시 올라왔다. 이 선택은 이렇게 해석된다.

'그래도 반즈는 우리의 1~2선발 정도 되는 선수다. 조금 흔들렸다고해서 믿음을 쉽게 내려놓지않겠다.'

결국 5이닝을 다 못채우고 내려가는 반즈 선수

반즈 선수는 두경기 연속 비가 오는 가운데 투구를 이어갔다. 부디 맑은날엔 다른 모습이길...

두번째 선택은 이학주 선수에게 두번째 타석을 허락하지 않고 안치홍 선수를 대타로 기용한 장면에서 나왔다.

시즌 첫 선발출장이었던 이학주 선수

플레이어 옵션이 걸려있어 출장 기회가 더더욱 소중했던 이학주 선수. 5회초에 나온 실책 이후 5회말에 타석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무조건 BEST로 간다. 개인의 목표나 개인의 만회가 중요하지 않다'

는 메시지가 던져지는 순간. 안치홍 선수는 그 타석에서 바로 안타를 쳐낸다. 나는 이학주 선수가 작년의 나균안 선수같은 역할을 타자-수비로써 해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은 절대 작지 않다. 오늘 선발 출장이 바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학주 선수가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꼭 다시 찾아오리라 믿는다.

세번째 선택은 5아웃 셋업맨 구승민 선수, 4아웃 세이브 김원중선수 등판이다. 작년까진 투수들에게 멀티이닝을 요구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서튼 감독. 올해는 그 벽을 무너뜨렸다.
'개인의 한계를, 작년의 나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달라'
내가 이해한 서튼 감독의 메시지다. 작년 만큼해서는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없다. 이기기 위해선 모두가 진화해야한다. 꼭.

잇몸 만개 유강남 선수, 아직 승부중인 김원중 선수

이제 서튼 감독은 하나의 벽을 넘어섰다.
더 먼곳으로, 더 높은곳으로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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